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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조직에서나 유독 존중받는 사람은 전체의 10~20%에 불과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솔직히 처음 이 수치를 접했을 때, "그 차이가 도대체 뭔가?" 싶었습니다. 권력도 아니고, 학벌도 아니었습니다. 제가 직접 여러 조직을 경험하며 확인한 결론은 딱 세 가지였습니다. 말과 행동의 일치, 스마트 기버로서의 배려, 그리고 유연한 원칙. 이 세 가지가 어딜 가나 존중받는 사람을 만드는 실질적인 조건이었습니다.

말과 행동이 일치한다 — 존중은 신뢰에서 시작된다
일반적으로 말을 잘하는 사람이 존중받는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이건 완전히 다릅니다. 말을 유창하게 하는 사람은 넘쳐나지만, 그 말을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은 드뭅니다. 제가 여러 팀 프로젝트를 거치면서 느낀 건, 결국 주변의 신뢰를 얻는 사람은 화려한 발표자가 아니라 "지난번에 하겠다고 했던 거, 다 해왔네"라는 말을 자연스럽게 듣는 사람이었습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자기결정이론(Self-Determination Theory)으로 설명합니다. 자기결정이론이란, 인간이 외부 압력이 아닌 내면의 동기와 자율성에 따라 행동할 때 더 높은 성취와 책임감을 보인다는 이론입니다. 쉽게 말해,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스스로 원해서 움직이는 사람이 훨씬 일관성 있는 행동을 보인다는 뜻입니다. 존중받는 사람들이 딱 이 모습이었습니다.
반면, 존중받지 못하는 이들의 패턴은 꽤 선명합니다. "그건 네가 먼저 이렇게 했으니까 나도 그런 거야"라는 식의 귀인 오류(Attribution Error)가 습관화되어 있었습니다. 귀인 오류란, 자신의 행동 실패 원인을 외부 환경이나 타인에게 돌리고, 성공은 자신의 능력으로 돌리는 인지적 편향을 말합니다. 제가 함께 일했던 한 동료가 정확히 이 패턴이었는데, 그가 팀 내에서 점점 고립되는 것을 직접 목격했습니다. 비난보다 침묵이 더 냉혹한 법이라는 걸 그때 실감했습니다.
- 자신의 목표와 욕구를 스스로 명확히 인식한다
- 실패의 원인을 타인에게 전가하지 않고 주체적으로 받아들인다
- 한 번 한 말을 실제 행동으로 이어가며 신뢰를 누적한다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한다 — 스마트 기버의 연대감
조직심리학자 애덤 그랜트(Adam Grant)의 연구에 따르면, 직장에서 가장 성공한 사람들은 '기버(Giver)'지만, 가장 실패한 사람들도 기버라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출처: Adam Grant 공식 사이트). 처음 이 결과를 읽었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잘 줘도 망한다고? 그런데 차이는 명확했습니다. 자기를 완전히 소진시키며 주는 '셀프레스 기버(Selfless Giver)'는 결국 번아웃되고, 자신의 욕구도 지키면서 타인을 배려하는 '스마트 기버(Smart Giver)'가 장기적으로 신뢰와 존중을 얻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스마트 기버란, 자신의 한계를 인식하면서도 상황을 읽고 먼저 손을 내미는 사람입니다. 제가 실제로 이 방식을 의식적으로 적용해봤는데, 가장 효과적이었던 건 거창한 행동이 아니었습니다. "물 마시러 가는 김에 옆 사람 잔도 채워줄까?" 같은 작은 관찰과 행동이었습니다. 이게 쌓이면 주변이 조용히 달라집니다.
또한 존중받는 이들은 대화에서 경청의 대화법을 씁니다. 경청의 대화법이란, 상대의 말을 내 해석이나 판단 없이 있는 그대로 받아서 반영해주는 소통 방식입니다. "그랬구나, 그거 진짜 힘들었겠다"처럼 상대의 감정을 평가하지 않고 인정해주는 것입니다. 제가 이 방식을 의식적으로 연습하면서 느낀 건, 말을 많이 하는 것보다 잘 듣는 것이 훨씬 더 깊은 관계를 만든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자신의 기준과 원칙이 분명하다 — 비폭력 대화와 유연한 사고
일반적으로 원칙이 강한 사람은 고집스럽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제가 가장 존중했던 사람들은 자신의 기준이 뚜렷했지만 동시에 상대의 다른 방식을 배척하지 않았습니다. "내 방식이 정답"이라고 강요하는 순간, 그 사람은 소신이 아니라 독선에 가까워집니다.
이들이 갈등 상황에서 쓰는 도구가 비폭력 대화(NVC, Nonviolent Communication)입니다. 비폭력 대화란, 마샬 로젠버그(Marshall Rosenberg)가 개발한 소통 모델로, 관찰·감정·욕구·부탁이라는 네 단계를 통해 상대를 비난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필요를 명확하게 표현하는 방법입니다(출처: Center for Nonviolent Communication). "당신이 틀렸어"가 아니라, "저는 이런 상황에서 이런 감정을 느꼈고, 이걸 필요로 합니다"라고 표현하는 방식입니다.
제가 이 방식을 써보기 전에는, 원칙을 지키려다 보면 필연적으로 마찰이 생긴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비폭력 대화를 의식적으로 적용했더니 신기하게도 갈등이 줄고 오히려 상대가 제 의견을 더 진지하게 듣기 시작했습니다. 핵심은 인지적 유연성(Cognitive Flexibility)입니다. 인지적 유연성이란, 하나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여러 대안적 방법을 열어두고 상황에 따라 사고를 전환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합니다. 내 원칙은 지키되, 그 원칙을 실현하는 방법은 다양하게 열어두는 것이 존중받는 사람들의 공통된 태도였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존중받는 사람은 타고난 성격인가요, 아니면 후천적으로 만들어지는 건가요?
A. 타고난 기질이 영향을 준다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제가 실제로 주변을 관찰해보니 꼭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말과 행동의 일치나 비폭력 대화 방식은 훈련으로 충분히 체화 가능한 영역이었고, 후천적 노력으로 달라지는 사례를 직접 여러 번 목격했습니다.
Q. 스마트 기버가 되려면 어디서부터 시작하면 되나요?
A. 거창한 것부터 시작할 필요 없습니다. 제 경우엔 "내가 지금 무언가를 하러 갈 때, 옆 사람에게 필요한 게 있는지 한 번 더 살피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작은 관찰 습관이 쌓이면서 자연스럽게 배려의 범위가 넓어졌습니다. 단, 본인이 소진되지 않도록 자신의 한계를 인식하는 것이 전제조건입니다.
Q. 원칙이 분명한 사람이 되려다 오히려 고집스럽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지 않나요?
A. 맞습니다. 제가 직접 겪어봤기 때문에 이 우려가 현실적이라는 걸 압니다. 차이는 인지적 유연성에 있었습니다. "내 원칙의 목표는 지키되, 그걸 실현하는 방법은 다양하게 열어두겠다"는 태도를 갖추면 고집이 아닌 소신으로 받아들여집니다. 비폭력 대화를 함께 적용하면 그 차이가 훨씬 선명하게 나타납니다.
Q. 호의를 이용하는 사람이 많은 환경에서도 이 방식이 통하나요?
A. 이건 솔직히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개인의 태도 변화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비대칭적 권력 구조나 악의적 환경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그런 상황에서는 개인의 소통 기술 이전에 환경 자체를 바꾸거나 벗어나는 판단이 먼저 필요하고, 그 판단 자체가 자기 자율성의 실천이라고 생각합니다.
결론
어딜 가나 존중받는 사람들을 관찰하면서 제가 내린 결론은, 그들이 특별히 유리한 조건을 타고난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말과 행동의 일치라는 신뢰 자본, 스마트 기버로서의 연대감, 그리고 비폭력 대화와 인지적 유연성을 바탕으로 한 유연한 원칙. 이 세 가지는 모두 의식적으로 훈련 가능한 영역입니다.
다만, 이 모든 노력이 빛을 발하려면 그것을 받아줄 환경도 중요합니다. 개인의 태도 변화만으로 전부를 해결하려는 시도는 때로 이용당하는 결과를 낳기도 합니다. 제가 직접 경험한 그 쓴맛도 분명히 있었습니다. 그래서 건강한 소통의 태도를 훈련하는 동시에, 그것이 작동할 수 있는 환경을 선택하고 만들어가는 시각도 함께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