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는 한동안 '관계를 끊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이라고 굳게 믿었습니다. 누군가 밉거나 억울한 일이 생기면 단칼에 연락을 끊고 모른 척하는 것, 그게 제 나름의 자기보호 방식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방식이 저를 지켜준 게 아니라 조금씩 고립시키고 있었다는 걸 한참 뒤에야 깨달았습니다. 깨어진 관계를 회복하는 일이 왜 이렇게 어렵고, 또 왜 꼭 필요한지, 제가 직접 부딪히며 배운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관계를 살리는 경청의 힘 누군가 저를 오해하거나 뒤에서 나쁘게 말했다는 걸 알게 된 날, 가장 먼저 든 충동은 '지금 당장 카톡을 열어서 조목조목 반박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수십 줄짜리 해명 메시지를 써 내려가다가, 결국 전송 버튼을 누르지 못한 채 밤을 지새운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갈등 ..
명절이 끝나고 나서 한동안 전화기를 멀리했던 적이 있습니다. 밥상 앞에서 오간 말 한마디가 며칠씩 머릿속을 맴돌던 그 느낌, 저만 아는 게 아닐 것입니다. 가족 갈등은 낯선 누군가와의 다툼과 달리 쉽게 털어내지 못합니다. 피를 나눈 사이라는 이유로 기대가 크고, 그만큼 상처도 깊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서는 제가 직접 부딪히고 돌아본 경험을 바탕으로, 갈등이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는지부터 뿌리 원인, 그리고 실제로 써봤을 때 달라졌던 해결 방법까지 솔직하게 정리해 보겠습니다.가족 갈등 양상,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까요가족 갈등이라고 하면 큰 소리가 오가는 장면을 떠올리기 쉽습니다. 그런데 제가 겪어보니 오히려 조용한 쪽이 더 무서웠습니다. 같은 집에 살면서 눈도 마주치지 않고, 묻는 말에 단답만 돌아오는 상태..
국내 아동학대 피해 경험률은 성인 인구의 약 20~30%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가 있습니다(출처: 마음소풍). 이 수치를 처음 접했을 때 저는 조금도 낯설지 않았습니다. 아버지의 술과 폭력이 만든 유년 시절이 제 안에서 아직도 살아 숨 쉬고 있으니까요.트라우마가 삶 전체를 잠식하는 방식심리학에서는 유년기의 반복적 폭력 경험을 '복합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Complex PTSD, C-PTSD)'로 분류합니다. 여기서 C-PTSD란 단 한 번의 충격적 사건이 아니라, 장기간 지속된 학대나 방치로 인해 자아 전체가 무너지는 심리적 손상을 의미합니다. 일반적인 PTSD가 특정 사건의 기억에 반응하는 것이라면, C-PTSD는 "나라는 사람이 근본적으로 결함이 있다"는 핵심 신념 자체를 바꿔버립니다.제가 직접 겪어..
솔직히 저는 오랫동안 '가족이니까 이해해야 한다'는 말을 믿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직접 겪어온 20년의 단절이 증명하는 건 다른 이야기였습니다. 가족이라는 이름은 때로 가장 깊은 상처를 정당화하는 명분이 되기도 합니다. 신체적 학대와 정서적 학대가 뒤섞인 유년 시절, 그리고 그 이후 스스로 택한 심리적 독립의 과정을 있는 그대로 적어봅니다.훈육이라고 불렸던 것들의 실체 — 신체적 학대일반적으로 '아버지의 엄한 교육'은 자식을 강하게 키우기 위한 것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저도 한때는 그렇게 믿었습니다. 아니, 믿고 싶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 같습니다.하지만 제가 직접 목격하고 경험한 것들은 그 어떤 교육적 의도로도 설명되지 않았습니다. 아버지는 술을 드시고 들어오는 날이면 전혀 다른 사람이 되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