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아동학대 피해 경험률은 성인 인구의 약 20~30%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가 있습니다(출처: 마음소풍). 이 수치를 처음 접했을 때 저는 조금도 낯설지 않았습니다. 아버지의 술과 폭력이 만든 유년 시절이 제 안에서 아직도 살아 숨 쉬고 있으니까요.트라우마가 삶 전체를 잠식하는 방식심리학에서는 유년기의 반복적 폭력 경험을 '복합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Complex PTSD, C-PTSD)'로 분류합니다. 여기서 C-PTSD란 단 한 번의 충격적 사건이 아니라, 장기간 지속된 학대나 방치로 인해 자아 전체가 무너지는 심리적 손상을 의미합니다. 일반적인 PTSD가 특정 사건의 기억에 반응하는 것이라면, C-PTSD는 "나라는 사람이 근본적으로 결함이 있다"는 핵심 신념 자체를 바꿔버립니다.제가 직접 겪어..
솔직히 저는 오랫동안 '가족이니까 이해해야 한다'는 말을 믿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직접 겪어온 20년의 단절이 증명하는 건 다른 이야기였습니다. 가족이라는 이름은 때로 가장 깊은 상처를 정당화하는 명분이 되기도 합니다. 신체적 학대와 정서적 학대가 뒤섞인 유년 시절, 그리고 그 이후 스스로 택한 심리적 독립의 과정을 있는 그대로 적어봅니다.훈육이라고 불렸던 것들의 실체 — 신체적 학대일반적으로 '아버지의 엄한 교육'은 자식을 강하게 키우기 위한 것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저도 한때는 그렇게 믿었습니다. 아니, 믿고 싶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 같습니다.하지만 제가 직접 목격하고 경험한 것들은 그 어떤 교육적 의도로도 설명되지 않았습니다. 아버지는 술을 드시고 들어오는 날이면 전혀 다른 사람이 되셨습니다..

